태백으로의 새해 첫 여행-그 첫번째
잦아진 지방출장에 폭주하는 업무에
각기 다른 모임의 송년회까지 계속 겹쳐
2개월여동안 여행을 다녀 오지 못 하였다.
내 아내도 어디 다녀 오지 않겠냐고 묻는것을 보니
분명 좀이 쑤시는 모양이다.(으이구~~)
일기예보를 미리 들어뒀던지라
산에 올라 눈꽃을 담아 오기로 마음을 먹고
여행지를 태백산으로 정하곤 열차 예약을 미리 해뒀다.
지방 출장을 다녀온 후
옷만 등산복으로 갈아 입고
서울로 향하는 KTX 밤 열차를 탔다.
자정이 넘은 시간
달리는 열차의 소음만 흐를뿐 정적 그 자체다.
하루의 피곤함이 묻어나는 늦은 밤이지만
그래도 업무가 아닌 모처럼만의 여행을 떠나는지라 마음만큼은 홀가분했다.
자!!!
떠나자.
아무곳으로~~~
가자 가자~
자유가 넘실대는 그곳 바로 그곳으로...
사진은 클릭해서 보셔야 찌그러짐 현상없이 선명하게 볼 수 있습니다.
자정을 넘긴 KTX 안은 소리없는 벙어리 TV와 흐느끼는 철마의 바람소리만 흐를뿐 고요속에 묻혀있다.
열차표를 이틀전에 예약 해뒀지만
어젯밤에 강릉행 열차를
아침 7시 열차로 예약을 할까 10시 열차로 예약을 할까 하다가
7시에 출발하는 열차로 재 예약을 해 두곤 잠을 잤다.
헌데...
잠에서 깨어나니 6시30분이다.
허걱~~
우짜쓰까이~
하는 수 없이 10시차로 다시 예약을 했다.
아침 식사를 하고 밖엘 나와보니
새하얀 눈이 소복히 샇여 있었다.
어젯밤엔 분명 눈이 내리지 않았는데...
분명 반가움이고
내겐 조은 징조다.
10시에 청량리를 출발한 강릉행 무궁화 열차는
쉬엄 쉬엄 눈길을 헤치며 달려가고 있었다.
차창밖에는 하얀눈이 계속 퍼붓고
산과 들은 온통 하얗게 환상의 색으로 물들어 갔다.
슬픔과 번뇌 이기와 욕심을 아무도 꺼내지 못하게
이번 여행길에 모두 저 하얀 눈속에 깊고 깊게 묻어 두고
사랑과 행복 즐거움을 가지고 돌아와 모두에게 나눠줬으면 좋겠다.
......
나는 차창밖을 보며 아내에게 말했다.
"오늘은 밤이 새도록 눈 내리고 내일 10시쯤에 햇빛이 쨍하고 났으면 좋겠다."
"그러면 사진이 참 멋지게 나오거든..."(아직 욕심을 버리지는 못했나 보다.ㅍㅎㅎ)
하늘은 내 말을 듣는지 마는지 내 속 뜻을 아는지 모르는지...
나의 여행길은 항상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한다고 생각한다.
조그만 새 가슴을 달고 나가 열려있는 세상을 모두 가슴에 담아
넓고 큰 가슴으로 가득 채워 오곤 하니까 말이다.
No-004
No-009
강릉을 가는 태백선은 선로가 단선인지라
하행선이 오면 상행선 열차가
상행선이 오면 하행선 열차가 전 역에서 기다려야 한다.
No-010
열차를 타고 가는 내내 많은 눈이 내리고...
고개를 돌려 이쪽 저쪽 바깥의 풍경을 모두 마음에 담으며 갔다.
태백에 도착하니 15시가 다 될 무렵
태백역 부근의 관광안내소를 찾아 주변 관광지를 물색한 다음
버스터미널로 가서 용연동굴로 가는 버스를 탔다.
눈이 많이 내려서인지 길은 많이 미끄러웠고
승객은 나와 아내 둘 뿐이었다.
용연동굴 입구의 매표소에 들러 관람시간을 물으니
17시까지 입장이 가능하다했다.
그러면 식사부터 하고 오겠다고 하니
아가씨가 그러라 한다.
그런데 식사를 하러 가는데 그 아가씨가 뒤에서 부르며 달려 온다.
"아저씨 식사는 관람후 하시고 지금 올라 가시면 안될까요?"
"눈이 많이 내려 재설작업을 했는데 이렇게 계속 내리면 이따가 못 올라 갈수도 있거든요."
이런 된장~
우리는 표를 끊은후 대기하고 있는데
이따가 차가 내려 오면 올라 가라했다.
이곳에서는 손님들을 짚차로 용연동굴 입구까지 모셔다 드리곤 한다.
짚차를 타고 5분여 올라가니 용연동굴이 눈앞에 보인다.
관리사무실 아가씨가 가방은 자기네 사무소에 맡겨두고 카메라만 가지고 가라한다.
원래는 사진도 찍어서는 안되는데 봐준다나 뭐라나...
손님이 없이 특혜를 받는건지는 몰라도 암튼 고맙고 감사하다.^^
이제 용연동굴 안으로 들어가 본다.
동굴앞에 서니까 안에서 수중기가 쏱아져 나온다.
동굴안의 온도가 따뜻해서다.
No-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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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016
동굴안으로 들어서니
어디에선가 폭포수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 가만히 보니
이곳에서 물이 떨어진다.
참으로 신비하다.
동굴안이 어둡기 때문에 사진을 밝게하기 위하여 카메라 셔터 속도를 느리게 해 놓고 찍어
떨어지는 물은 괘적을 그린다.
그렇다고 스트로보를 터 트리면 본디의 색상이 사라지기 때문에 노후레쉬로 촬영한다.
이곳에서는 엄청나게 많은 물이 동굴안을 울리며 떨어진다.
No-020
No-023
No-024
No-028
No-036
No-038
No-045
No-046
No-050
태고의 신비로움을 간직했다는 용연동굴
용연동굴은 고수동굴이나 타 동굴처럼 빼어난 동굴은 아니었지만
나름대로의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었고
특히 이곳은 낮은 걸음자세로 걸어야하는 곳이 많았다.
해서....
이곳에서는 개 개인에게 안전모자를 대여해 준다.
용연동굴은 태백시 화전동 산47-69번지
백두대간의 중추인 금대봉 하부능선 해발920M에 위치하고 있으며
길이는 843m에 이른다.
동굴의 중간 중간에는 높이가 낮아 오리걸음으로 걸어야 하는 벌칙도 받아야하고...^^
관람료는 성인 일반기준 개인당 \3,500원을 받는다.
또한 용연동굴은 태백 8경중 8경에 속하며
강원도 지방기념물 제39호로도 지정되어 있다.
동굴로 가는 길은 태백 시외버스(시내버스) 터미널에서 시내버스가 수시로 운행하며
30여분이 채 걸리지 않는 가까운 거리에 있다.
No-053
동굴밖을 나오니 여전히 많은 눈이 내린다.
제설작업을 했던 산길은 금세 눈이 소북히 쌓여
매표소까지 내려가는 짚차는 거북이 걸음을 하고...
No-056
오후 5시
아침 식사만하고 돌아 다녔더니 제법 시장기가 돈다.
허기진 배를 채울 요량으로 용연동굴 주차장앞에 있는 식당에 들어갔다.
황태구이와 꿩만두국...^^
전문음식점이 아닌지라 맛은 솔직히 별로였다.
식사를 마치고 조금 앉아 있으니 태백시내로 들어가는 버스가 왔다.
시내로 들어가는 국도변은 무척이나 미끄러웠는데
버스 운전기사분은 곡예를 하듯 잘도 운전한다.ㅋㅋㅋ
미리 예약해 놓은 숙소로 가서 짐을 풀고 다시 밤거리를 나섰다.
이유는 간단하다.
관광을 핑계로 태백의 먹거리를 찾아...ㅋㅋ(식사한지 1시간 남짓인데 또...)
우선은 황지연못을 들러보기로 했다.
황지 연못은 낙동강 1,300리의 발원지로서
태백 시내의 중심부에 위치해 있다.
No-059
밤이지만 눈 덮인 표석에는 黃池라고 글씨가 크게 새겨져 있다.
No-061
<낙동강 천삼백리 예서부터 시작되다>라는 글자가 낙동강물의 발원지임을 전해준다.
황지연못은 태백산,함백산,백병산,매봉산등의 물줄기가 땅으로 스며 들었다가
이곳 황지연못에서 하루 5,000여톤의 물을 쏱아낸다고 한다.
이 연못에서 솟아난 물은 태백 7경인 구문소를 지나 경상도를 거쳐
남해로 흘러간다.
또한 전설에 의하면 황부자의 집터가 연못이 되었다 하여 황지(黃池)라고 부르는데
훨씬 이전에는 하늘못이란 뜻으로 천황(天潢)이라고도 하였단다.
눈보라가 심술을 부리는 가운데
카메라를 잡은 손이 흔들릴 정도로 고생을 하며 사진을 담았다.
지금부터는 황지연못의 야경을 감상해 보자.
No-062
조명 전구가 눈속에 푹 파묻혀 있다.
No-063
No-072
이런 이런~~
눈보라에 바람까지 너무 몰아쳐 도저히 있을 수 없어 후퇴~~~~
No-088
손이 너무 시려워 양품점에 들어가 장갑을 사고 기념으로 슈팅~~~ㅋㅋㅋ
No-090
태백의 먹거리를 찾아 그 미끄러운 시내를 둬바퀴 돌고 돌아 간곳은 결국 만두집이었다네.ㅍㅎㅎ
이곳 만두집에서 주인에게
"아저씨 태백산 천제단 정상까지 가려면 얼마나 됩니까?"라고 묻자
"정상까지 가려면 10여km가 넘을걸요?"
"왕복이 그렇습니까?"
"아뇨. 올라가는데만 그렇지요."
"헉~~~"
산길 10km 정도라면 눈길에 빨라야 4시간정도 걸릴텐데 그렇다면 왕복 8시간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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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얼마나 멀든
길이 얼마나 미끄럽든
그것은 내일 일이고 우선 잠이나 자야겠다.
내가 여행간중에 아마도 제일 빨리 잠자리에 들었던 것 같다.
밤 10시에 잠자리에 들었으니까.
창문을 열어 계속 날리는 눈을 바라보곤
잠자리에....
아침 6시에 콜 좀 해달라고
카운터에 부탁을 하고 잠들었는데
눈을 뜨니 5시30분이다.
먼저 날씨가 궁금해 창문을 열고 밖을 보니
눈은 내리지 않는다.